감독 명 없이 개봉하는 ‘소주전쟁’…법정 공방 끝 신인 작가의 권리 인정
오는 30일 개봉하는 영화 ‘소주전쟁’이 이례적으로 감독 이름 없이 관객과 만난다.
이는 영화 제작 과정에서 발생한 저작권 분쟁과 감독 계약 해지의 결과로, 법원이 제작사 측의 주장에 손을 들어준 데 따른 결정이다.
제작사 더램프는 지난 1년간 연출자인 최윤진 씨와의 갈등을 해결하고자 협의를 지속했으나, 시나리오 원작자 논란을 둘러싼 입장 차로 결국 법적 대응에 돌입했다.
문제의 핵심은 ‘소주전쟁’ 시나리오의 실제 창작자가 누구인가였다.
애초 단독 작가로 기재되었던 최윤진 씨가 제출한 시나리오가 신인 작가 박현우의 기존 작품과 상당 부분 유사하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이에 더램프는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의 감정을 통해 박현우 작가의 창작물이 토대가 되었다는 결론을 얻었고, 이후 박 작가를 각본 크레딧의 첫 번째로 명시하기로 결정했다.
최 씨는 이에 반발해 감독 계약 해지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박 작가의 성명표시권이 저작인격권에 해당하며, 각본 크레딧에서 누락될 경우 저작권 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더램프는 최윤진 씨의 기여를 인정해 ‘현장 연출’로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으며, “창작자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감독 명이 없는 채로 상영되는 ‘소주전쟁’은 업계에서도 드문 사례로, 창작물 저작권과 윤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영화는 IMF 위기 당시를 배경으로 소주 기업 재무이사와 글로벌 투자사 직원 간의 치열한 갈등을 통해 인간과 자본, 전통과 변화 사이의 긴장감을 밀도 있게 그려낸다.
출처 : 쇼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