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퍼펙트 게임>, <명당>, <타겟> 등으로 장르를 넘나들며 연출력을 인정받은 박희곤 감독이 4월 30일 향년 56세로 별세했다. 오랜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그는, 생전 마지막까지 영화 현장에서 이야기를 만들어내던 창작자였다. 박 감독의 부고 소식에 영화계 동료들은 큰 충격과 애도를 표하고 있다.
2009년 <인사동 스캔들>로 상업영화계에 발을 들인 박희곤 감독은 초창기부터 치밀한 구성과 미학적 시선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퍼펙트 게임>에서는 야구 전설 선동열과 고 최동원의 실화를 중심으로 치열한 승부 뒤의 인간미를 풀어내며 평단과 대중의 공감을 모두 얻었다. <명당>과 <타겟>을 통해서는 역사물과 현대 스릴러 양극단을 오가며 장르적 실험을 이어갔다.
2023년 작품 <타겟>은 온라인 중고거래 범죄라는 새로운 소재를 기반으로 한 사회 스릴러로, 현실을 반영한 날카로운 주제의식을 담았다. 박 감독은 생전 인터뷰에서 “자료를 찾아보며 상상하는 빈 공간의 힘이 영화의 시작”이라 밝히며, 현실과 허구 사이를 넘나드는 상상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런 연출 철학은 작품 곳곳에서 드러났으며, 장르와 서사 모두에 깊이를 더했다.
박 감독은 대중성과 예술성의 균형을 지향한 연출가로 평가받는다. 흥행보다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에 집중해온 그는, 단편적 스릴러부터 시대극까지 폭넓은 접근을 시도했다. 특히 배우들과의 협업에서 보여준 유연한 소통과 진정성은 현장 관계자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의 유작 <타겟>을 마지막으로 더는 볼 수 없게 된 박희곤 감독의 영화적 여정은, 한국 장르영화의 발전 속에 의미 있는 이정표로 남게 됐다. 경기도 고양 명지병원 장례식장 5호실에 마련된 빈소에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향후 장례 절차는 유족의 뜻에 따라 조용히 진행될 예정이다.
출처 :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