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여자)아이들입니다”라며 무대 위에 첫발을 디뎠던 다섯 소녀는 이제 “아이들입니다”라는 이름으로 새 길을 걷는다.
그 여정을 함께하며 성장한 멤버들은 더는 ‘앞으로 보여줄 게 많다’는 말로 스스로를 포장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들이 누구인지 알고 있고, 무엇을 좋아하며, 어디로 가고 싶은지 이야기할 준비가 되어 있다.
2024년 5월 19일, 서울 강남 조선 팰리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소연, 민니, 우기, 미연, 슈화는 데뷔 7주년을 맞이하며 발표한 새 미니앨범 ‘We are’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번 앨범은 그들에게 단순한 컴백이 아니라 ‘정체성의 선언’이자 ‘서로에 대한 믿음의 증거’였다. 타이틀곡 ‘Good Thing’은 물론 수록곡 전반에 이르기까지, 아이들 다섯 명 모두가 작사·작곡에 참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번 앨범은 의미가 깊다.
리더 소연은 “이번 앨범이 데뷔 앨범처럼 느껴졌다”며 “그때는 우리가 누군지 소개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지금은 ‘우리’라는 존재를 더 깊이 보여주는 앨범”이라고 말했다.
7년이라는 시간 동안 무대 위 캐릭터를 넘어 자신만의 예술적 언어를 구축한 그는, 이번에도 총괄 프로듀서로서 팀의 방향을 설계했다. “새로운 출발이라는 생각을 하니, 다시 데뷔하는 마음으로 돌아가게 되더라고요.” 앨범에는 아이들의 음악적 정체성뿐 아니라 ‘자신을 인정하는 방식’도 담겨 있다.
막내 슈화는 수록곡 ‘그래도 돼요’를 통해 처음으로 작사에 도전했다. 그는 “과거의 나에게 쓰는 편지 같았다”며 “소연 언니가 ‘도와줄게’라고 말해줘서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언어가 완벽하지 않아도, 표현의 의지가 진심을 담아낸다. 슈화는 “언젠가는 작곡도 하고 싶다”며 또 다른 내일을 꿈꾼다.
‘(여자)아이들’이라는 팀명에서 ‘여자’를 떼어낸 리브랜딩 역시 이번 활동의 중심에 있다. 이 변화는 단순한 호칭의 조정이 아닌, 자신들의 존재를 정확히 드러내고자 하는 선언에 가깝다. 미연은 “데뷔 때부터 우리는 스스로를 늘 ‘아이들’이라고 불렀다”며 “이번에야말로 진짜 우리 이름을 되찾은 것 같아 기쁘다”고 전했다. 팀 내부에서 오랫동안 준비되어 온 변화였던 만큼, 이들은 ‘이제야 진짜 이름으로 불리는 기분’을 공유했다.
민니는 “리브랜딩 이후 첫 앨범이라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을 담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멤버들이 각자 목소리를 내며 앨범을 만들 수 있어서 즐거웠고, 그만큼 완성도에도 자신 있다”고 전했다. 이전에는 주어진 콘셉트 안에서 움직였다면, 이제는 ‘스스로 만드는 서사’를 살아가고 있다는 자부심이 엿보인다.
우기는 이번 활동에 앞서 예능 프로그램 출연 중 일부 발언으로 팬들의 우려를 샀다. 이날 간담회에서 그는 조심스럽지만 진심을 담아 말했다. “콘서트는 팬들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고, 그때는 웃기려고 한 말이었어요. 오해를 일으킨 점 정말 죄송합니다.” 그리고 덧붙였다. “그만큼 다음부터는 말 한 마디도 더 신중하게 하려고 해요. 팬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희도 없었으니까요.”
창작에 대한 압박, 이미지에 대한 부담도 솔직히 털어놨다. 소연은 “센 캐릭터가 억지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라며 “이번 앨범도 강한 메시지를 꼭 넣자는 압박은 없었다. 그냥 우리가 지금 어떤 생각을 하는지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음악을 통해 ‘지금, 여기’의 감정을 남기는 것. 그것이 그들에게 진짜 예술의 의미일지도 모른다.
‘We are’는 그런 의미에서 앨범이자 선언이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 함께 걸어가는 의지, 그리고 더는 증명할 필요 없이 스스로를 받아들이는 자세. 아이들은 이제 “잘하고 싶다”는 말을 “오래오래, 다양하게 가고 싶다”는 말로 바꾸고 있다. 그들이 만들어갈 다음 장면은, 언제나처럼 음악으로 완성될 것이다.
출처 : 큐브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