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헐리우드를 잇는 감정 서사…‘평양 홈 비디오’, 국제 공동제작의 새로운 지평 열까
북한과 헐리우드를 잇는 감정 서사…‘평양 홈 비디오’, 국제 공동제작의 새로운 지평 열까
한국의 데저트블룸 픽처스와 미국 이매진 엔터테인먼트가 손잡은 장편 영화 ‘평양 홈 비디오’가 본격적인 제작에 돌입했다.
윤성현 감독이 연출을 맡고 원지안과 자밀라 자밀이 주연으로 나서는 이번 작품은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VHS 테이프를 통해 자유와 꿈을 간접 체험했던 두 자매의 분리와 재회를 감정적으로 조명한다. 단순한 정치 서사나 탈북 드라마를 넘어, 문화적 전이를 통한 ‘상상력의 생존력’이라는 독창적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제작진의 면면 역시 국제 합작 영화로서의 품격을 뒷받침한다. 각본은 장르 소설 기반의 서사에 강점을 지닌 리즈 커린이 맡았고, 제작에는 제니스 추아, 이유정, 휴 차, 박형진 등 국내외에서 경험을 쌓은 인물들이 참여했다. 특히 이들은 ‘현지 정서’와 ‘글로벌 호소력’을 동시에 갖춘 콘텐츠 제작 역량을 통해, 이 작품을 넷플릭스나 애플 TV+ 등의 스트리밍 플랫폼 진출까지 염두에 둔 글로벌 기획으로 이끌고 있다.
서사 구조에서도 영화는 독창성을 추구한다. 나리와 하나 자매는 문화 검열이 일상이던 북한에서 몰래 본 헐리우드 영화를 통해 세계에 대한 상상력을 키우지만, 체제의 벽은 결국 현실적인 선택을 강요한다. 탈북 후 각자의 삶을 살아가던 중, 생방송이라는 극적인 장치를 통해 재회를 시도하는 장면은 현대 미디어의 이중성—연결과 단절, 진실과 연출 사이의 간극—을 강하게 부각시킨다.
이러한 테마는 배우들의 연기적 균형에서도 구체화될 전망이다. 원지안은 다채로운 장르 경험을 바탕으로 섬세한 감정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며, 자밀라 자밀은 미국 내 문화 정체성과 다인종 담론 속에서 독특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두 배우가 그려낼 서사적 대칭은,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감정적 강도를 배가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배급 전략과 완성도에 따라, ‘평양 홈 비디오’는 한미 공동제작 시스템의 성공 사례로 기록될 가능성도 높다. 콘텐츠 다변화와 포맷 혁신이 가속화되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 정서의 보편성과 문화의 특수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콘텐츠로 평가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출처 : 흰 엔터테인먼트, 3Arts